성수청 무녀복과 성균관 유생복 그리고 신입생 교복의 공통점은?

수요일과 목요일 밤 9시55분만 되면 마봉춘(MBC)과 눈을 맞춘다.
시청률 40%를 넘은 해품달을 보기위해서다.
 

지난 주 민화공주와 대왕대비 윤씨가 흑주술을 펼치는 장면에서 후덜덜. 
"저것들이! 저렇게 연우낭자를 훅 보냈구만ㅡ"ㅡ" 격분 하면서요.
눈물 범벅 월과 터덜터덜 훤을 보며 '어짜쓰까나..' 마음을 쓸기도 했습니다. 

TV를 끄고 말린 빨래를 개다가 문뜩 손에 잡힌 큰아이의 어린이집 원복.
'이 녀석 올해 초등학교 입학하니 이제 안입겠군. 그나저나 참 많이 낡았구나..
이래가지고 동생녀석에게 물려주겠나.. 무릎 좀 덧대야 겠네.'란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도 작은 아이가 어리고 교복처럼 반듯. 간지 빼야하는 거 아니니 다행입니다.
 

그러다 문뜩 훤의 곤룡포와 월의 성수청 무녀복이 떠올랐습니다.
그 옛날 왕이야 나라에서 옷 지어 줬을 테고. 
관료들은 즈그들 돈으로 관복 지어 입었다 들었는대. 
성수청 무녀들 옷은 누가 돈을 내고 지어 줬을까 하는 생각이요.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성균관 스캔들에 유생들은 일종에 교복을 챙겨 입었었는대.. 
이들의 옷은 성균관에서 줬을까 정해진 구성대로 즈그들이 돈주고 사입었을까?

고려 광종 이후 대대로 관복은 지위에 따라 색과 문양을 달리하도록 정해 그 규정안에서 자비로 지어 입었다합니다. 그렇다면 성수청 무녀나 성균관 유생들도 정해진 복식 기준에 맞춰 자비로 옷을 지어 입었겠구나 싶습니다.

 
해품달 11회(거리인형극 데이트편)에서 월는 저잣거리에 나섰다가 
도포를 더럽힌 아이에게 값을 물어달라고 몰아붙이는 호조판서 윤수찬에게
“나라의 귀감이 되어야 할 어른께서 명나라에서 나는 비단만 찾으신다면 백성들이 어찌 생각하겠냐”고 직언을 날렸더랬지요.

그걸 보면  돈 많은 출신들은 해외 명품 비단 썼을 테고,
중산층은 그냥저냥 중저가 비단 썼을 테고,
가난한 이들은 어찌 관복과 유니폼을 지어 입었을까 생각이 뻣쳤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공통으로 옷을 맞춰입어야 하는 직종이 있고.
그에 맞춰 옷 해 입느라 없는 사람들은 빈정 엄청 상했겠다 싶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교복값이 고급 양복 만큼 비싼 시절에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은 속이 말이 아니겠지요.

얼마전 대형 교복업체의 30%가격 인상과 제조업체와의 불공정계약 뉴스를 접하면서
'교복'이라는 규정 하나로 어떤사람들은 상처받고, 누구는 돈을 긁어 모으는 현실이 정상은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당장 전국에 '교복'을 없엘 수 있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저소득 가정에 30만원이 넘는 부담이 주어지는 것도 보고만 있을 순 없는 것이겠죠.
 

한국청소년자활지원관협의회와 아름다운재단은 <소셜펀딩 개미스폰서>를 통해 교복 구입을 걱정하는 저소득층 중고교 신입생 중 정부나 민간을 통해서도 막판까지 도움을 받지 못한 차상위계층 아이들 10명에게교복을 사줘야 하지 않겠나고. 꼭 사주자고. 발벗고 나섰습니다.

앞으로 일주일.
입학식은 어쩔 수 없다치더라도 정규수업이 시작하는 3월 5일은
아이들이 힘차게 한걸음 내딛을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